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4년 4월 2일 수요일

조합각자(컴비네이션 스퀘어) 사용법

이 글은 Shop Note #96의 5 Quick Tips for Using a Combination Square 기사를 중심으로 번역하고 내용을 추가하였습니다.

멋지고 튼튼한 설계를 마치고 나면 작품을 만들 판재나 각재를 대패쳐서 준비한 다음 부재에 레이아웃(Layout)을 그리게 됩니다. 암장부 모양일 수도 있도, 숫장부 모양일 수도 있고 절단할 위치 혹은 나사못을 박을 위치일 수도 있습니다. 이 레이아웃을 잘못 그리면 정말 곤란한 일이 생깁니다. 애꿎은 나무를 버리게 될 뿐 아니라 애써 작업한 것이 허사가 되니까요.

그래서 저는 조합각자(Combination Square)를 항상 가까운 곳에 둡니다. 조합각자는 편리하고 다재다능하고 정확합니다. 빠르고 정확하게 부재에 선을 그릴 수 있는 완벽한 도구입니다. 그래서 조합각자를 잘 사용할 수 있는 몇가지 팁을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정밀도

얼마나 정확하게 레이아웃을 그릴 수 있는지는 사용하는 도구의 정밀도에 달렸습니다. 그래서 Starrett와 같은 좋은 품질의 조합각자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눈금은 철자에 새겨져(etched) 있어야 합니다. 싸구려 조합각자의 경우 철자 위에 그냥 인쇄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조합각자의 직각이 잘 맞아야 합니다. 이 글의 뒷부분에 조합각자를 잘 관리하는 방법과 정확도를 체크하는 방법을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조합각자 정밀도의 안정성이 확인되었다면 이제 맘껏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수직선 그리기

부재의 옆면에서 수직선으로 선을 그리는 것은 직각자의 기본적인 용도입니다. 정확한 위치에 수직선을 그리기 위해서는 그릴 위치에 먼저 연필(혹은 마킹 나이프)을 갖다 댑니다. 조합각자는 좀 떨어진 곳에 둔 다음 부드럽게 당겨서 연필이 있는 곳으로 밀착시킵니다. 이 상태에서 연필을 쥔 각도를 바꾸지 말고 부드럽게 일직선으로 선을 그리면 정확한 위치에 수직선을 그릴 수 있습니다.


흔히 하는 실수가 조합각자(직각자)를 먼저 그릴 곳에 댄 다음 연필을 자에 붙이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연필심의 두께 만큼 혹은 연필을 쥐 각도에 의한 오차가 생기게 됩니다.

수평선 그리기

조합각자는 판재의 옆면을 따라가는 수평선을 그릴 때도 쓰일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어떻게 하는건지 금방 알 수 있을 겁니다.


수평선을 그리기 위해서는 먼저 옆면에서 얼마나 떨어진 곳에 그릴지를 정한 다음, 그 만큼 철자를 내밀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조합각자의 넓은 면을 옆면에 밀착시키고 철자의 끝에 연필을 갖다 댄 다음, 조합각자와 연필을 같이 움직이면서 그리면 됩니다. 이때 연필을 안정적으로 고정시키기 위해서 철자의 가운데로 난 홈을 의지할 수도 있습니다.

중앙에 선 그리기

판재의 좁은 옆면의 중앙을 찾는 것은 매우 빈번하게 필요로 하는 작업입니다. 이 또한 조합각자로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중앙을 찾기 위해 판재의 두께를 잴 필요도 없습니다. 앞서 소개한 수평선 그리기를 응용하면 됩니다.

먼저 조합각자의 철자를 대충 판재의 두께의 절반 정도가 되게 내밀고 고정합니다. 정확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상태에서 한쪽 면에 대고 수평선을 그린 다음 조합각자를 뒤집어서 반대쪽 면에 대고 수평선을 그립니다. 그러면 옆면에는 두개의 선이 있게 되는데 이 좁은 선 간격에서 중앙을 찾는 것은 직관적으로 쉽게 할 수 있습니다.


45도 선 그리기

조합각자의 헤드의 한면은 직각으로 되어 있지만 다른 면은 45도 면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면을 이용하여 45도 혹은 135도의 선을 그릴 수 있습니다. 혹은 이를 이용하여 각재의 중심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스페이서로 사용하기

조합각자는 레이아웃을 그리는 데만 활용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아래 사진처럼 판재를 직각 연결할 때 약간 내밀기(Reveal, Offset)를 해야 한다면 조합각자를 위치 잡는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폭 만큼 수평선을 그려서 선에 맞출 수도 있지만 정확하게 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조합각자로 내밀 만큼 철자를 낸 다음 옆면에 붙여서 슬라이딩하면서 위치를 제대로 잡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톱블럭으로 사용하기

테이블쏘에서 똑같은 길이로 자르는 작업을 할 때 스톱블럭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스톱블록을 정밀하게 세팅하는 건 다소 까다롭습니다. 일반적인 스톱블록은 정확한 길이 세팅을 위해서 클램핑을 풀었다 죄었다를 몇번 반복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래 사진과 같이 조합각자를 썰매의 펜스에 고정시킨 다음 조임쇠를 이용하여 철자를 조금씩 조정하는 것이 훨씬 더 편리하고 정확합니다.


깊이 측정하기

조합각자를 이용하여 간단하게 깊이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베이스를 깊이를 측정할 베이스에 대고 철자를 홈이나 파여진 곳에 내밀어서 밀착시킨 다음 눈금을 읽으면 깊이를 알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숫장부가 정확하게 가공되었는지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직각 여부 확인과 높이 재기

조합각자를 이용하여 직각 여부와 높이를 잴 수 있습니다. 원래 이것은 직각자의 역할입니다만 조합각자도 철자를 베이스와 같은 위치에 밀어넣고 고정하면 직각자와 동일한 모양이 됩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테이블쏘 톱날의 직각 여부와 톱날의 높이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용도로는 직각자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정확합니다.


조기대의 정렬 확인

테이블쏘나 라우터 테이블의 조기대는 마이터 슬롯과 정확하게 평행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틀어질 경우 킥백과 같은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조기대의 평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 중의 하나가 조합각자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조기대를 원하는 위치에 세팅한 다음 한쪽 끝의 마이터슬롯에 조합각자의 바디를 기대어 끼웁니다. 그리고 철자를 죽 내밀어 조기대에 닿도록 하고 죕니다. 그리고 조합각자를 반대쪽 끝으로 이동시키면 조기대가 벌어지는지 당겨지는지 아니면 평행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긋기를 위한 연필

조합각자를 이용하여 금을 그을 때 연필심의 두께 때문에 오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 두꺼운 선이 그려지면 정확한 가공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금긋기를 할 때는 심이 딱딱한 4H 연필을 사용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연필심은 둥근 원추형으로 깍지 말고 끌의 날모양으로 연마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포에 대고 연필 심을 한쪽만 연마하여서 끌 모양으로 만들면 가늘고 정확한 선을 그릴 수 있습니다.

다기능 조합각자

좀 더 비싼 조합각자 중에서는 여러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왼쪽 헤드는 일반적인 수직선을 그리기 위한 헤드로 보통 수평 측정을 위한 레벨이 달려 있습니다.


가운데 있는 센터 헤드는 목봉의 중심을 찾기 위한 용도로 쓰입니다. 목봉에 이 헤드를 끼우고 방향을 돌려가며 두번 선을 그리면 목봉의 중심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오른쪽의 각도계 헤드는 조절 가능한 각도계로서 수직선이 아니라 특정한 각도로 선을 그릴 수 있게 해 줍니다.

조합각자의 유지 관리

조합각자를 애용할려면 조합각자의 정밀도를 수시로 점검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먼저 조합각자의 직각이 맞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종이를 판재 위에 깔고 조합각자를 옆면에 댄 다음 수직선을 그립니다. 그리고 조합각자를 뒤집어서 조금 전에 그린 수직선 바로 옆에 다시 수직선을 그립니다. 이 두 수직선이 육안으로 보았을 때 똑바르고 평행이라면 직각이 맞는 것입니다.


만일 위 테스트로 직각이 되지 않는 걸 확인했다면 조합각자의 바디에 약간의 이물질이 붙어 있어서 그럴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아래 사진처럼 철자를 떼어내고 직각을 이루는 면을 가볍게 샌딩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합각자를 오래 쓰고 싶으면 가끔씩 철자에 왁스를 바르고 조임쇠에 오일을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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